본문 바로가기
삶의 기록/여행과 일상

디지털노마드 in 제주도

by 나로서기 2021. 12. 31.
320x100

2021.12.13~2021.12.17

디지털노마드 첫 날에는 브런치도 팔고, 음료도 파는 DODO 카페에서 점심부터 오후까지 쭉 있었다. 건강하게 맛있었는데 양은 좀 모자랐다. 다이어트도 되고 오히려 좋아..



가게가 넓고 쾌적하고 평소에 보지 못하던 인테리어라 신선하고, 사람이 거의 없어서 우리끼리 전세 내고 사용하는 기분이었다. 하지만 우리는 6시까지 일해야 하는데 5시 반에 문을 닫아서 첫 날만 여기에서 공부하고 나머지는 그냥 숙소에서 일했다. 여기 뿐만 아니라 주변의 많은 식당들이 저녁에 문을 많이 닫아서 당황스러웠다. 제주 시골의 워라밸!!




우리는 에어비엔비 숙소(바로가기)를 이용했는데 진짜 깔끔하고 넓고 호스트 분들도 엄청 친절하고 필요한 걸 말하면 바로 갖다주셨다. 마지막 날에는 캐리어 들고 아침부터 나가니까 날이 춥다면서 버스 정류장까지 태워다 주셨다. 쏘스윗...♥ 친구랑 나중에 부자되면 제주도에 이렇게 별장 지어놓고 살자고 했는데 과연 이번 생에 할 수 있을까ㅋㅋㅋ그리고 이 숙소에서 내 인생에 다시 없을 경험도 했다. 5.3 강도의 지진을 느꼈다. 집이 두두두두 흔들렸다. 순간 상황파악이 안 돼서 '이 집이 컨테이너로 만들어진 집인가?' 생각했다. 지진이 나자마자 거의 바로 지진 났다고 안내문자를 받았고, 친구에게는 가족과 남친, 친구에게 전화가 쏟아졌다. 놀랍게도 나에겐 단 한 통의 전화도 오지 않았다.

사진으로 보이는 것보다 더 넓다. 책상까지 있어서 일하기 안성맞춤!



매일 일하고 나오면 해는 이미 져서 밤길을 걸어야 했다. 밥먹고 돌아오는 길에는 밤하늘에 떠있는 별들을 구경할 수 있어 좋았다. 서울에서는 정말 별 보기가 하늘에 별따기만큼이나 어려운데 여기는 별들이 널려 있었다. 걸음을 멈춰서 한참을 하늘을 보다 들어가곤 했다.



서울로 돌아올 때 제주에어를 탔다. 제주에어는 따뜻하고 귀여운 감성이 있었다. 서울에 거의 도착했을 때쯤 미세먼지가 없어 야경이 예쁘니 야경을 보라는 방송이 나왔다. 그 말을 듣고 창문 덮개를 올리니 정말 아름다운 서울 야경이 펼쳐져 있었다. 그 어디서 본 야경보다도 가장 넓고 반짝였다. 사진에 이 광경을 담고 싶어 열심히 찍어봤지만 정말 멋진 것들은 핸드폰에 담기지 않는다. 비행기에서 내리기 직전 쯤에는 방송에서 어린이 산타의 귀여운 목소리를 들었는데 내용은 기억나지 않는다. 아마 행복한 여행하고 가길 바란다는 내용 정도였던듯. 그래도 제주에어가 귀여웠다는 것만은 확실히 기억난다.



좋은 기억을 많이 갖고 돌아왔는데 그럼 다시 디지털 노마드를 할 것인가? 나의 답은 NO다. 노트북 하나만 가지고 예쁜 곳을 찾아다니면서 일하는 디지털 노마드에 로망을 갖고 있었는데 로망은 로망일 뿐이었다. 여유롭게 일을 할 수 있는 게 아니면 어차피 집에서 모니터만 보고 있게 된다. 겨울에는 저녁에 해가 일찍 져서 나가도 별 외에는 별로 볼 게 없고, 할 게 많아서 새벽까지 하다 보니 아침에 못 일어났다. 큰 마음을 먹고 겨우 일어나 아침에 20분 거리에 있는 바다를 보러간 날은 비가 와서 바다가 예쁘지 않았다. 도르르... 친구랑 같이 일할 수 있다는 점이나 새로운 환경이라는 점은 그래도 좋았지만 이 정도 이점만으로 하루에 몇 만원씩 쓰기는 좀 아까웠다. 게다가 휴양지 같은 분위기에서 다른 사람들은 다 노는데 우리만 공부한다는 점이 가장 억울했다. 다들 시험끝나서 룰루랄라 놀러가는데 나는 아직 안 끝나서 시험공부를 해야 하는 그 느낌. 예쁘고 좋은 곳은 여행갈 때 가자는 결론을 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