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내가 어떤 사람인지 간단하게 소개해보는 글! 시간이 흐르면 나는 또다른 사람이 되어 있을 지도 모른다. 필연적으로 그럴 것이다. 그렇기에 이 글은 2021년 8월의 나에 대한 소개이다.
요즘 나는 '취향이란 인간 그 자체다.'라는 톨스토이의 말에 매우 꽂혀 있다. 취향이라는 것은 뭘까? 취향의 사전적 정의는 '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방향'이다. 내가 좋아하는 음식, 패션 같은 소소한 취향만이 취향이 아니라, 가치관이나 적성, 성격 같은 무거운 취향까지 모두 다 취향에 포함된다.
그렇다면 취향은 어떻게 인간 그 자체가 되는 걸까? 사람들은 각자의 취향을 따라 끊임없이 선택을 하고, 그렇게 모인 선택들은 경험이 된다. 그리고 이렇게 쌓인 경험들은 다시 우리의 취향을 만든다. 이 순환 속에서 다른 사람들과 '나'가 구별되게 하는 개인의 고유성이 만들어진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취향을 인간 그 자체라고 봐도 괜찮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지금부터 몇 가지 나의 취향들을 적어 보려 한다. 나의 모든 것을 다 적을 수는 없기에 나를 대표하는 몇 가지 핵심 취향들, 요즘 내가 가장 관심이 있는 것들로 골랐다.
1. 마음 돌봄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마음 돌봄이다. 내가 생각하는 마음 돌봄은 단지 심리 치유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내 감정과 생각을 돌아봄으로써 나를 알게 되고, 성숙해지고 아름다워지는 것을 말한다.
마음 돌봄에는 꾸준히 관심을 가져왔다. 스무 살 초반, 내가 나를 사랑하지 못하고 남들의 시선에 맞추려 했던 그 시간들이 나에게는 너무 고통스럽고 힘든 시간이었다. 인생에 희망이 없고, 내일이 오지 않기를 바라는 기분은 정말이지 끔찍했다. 감정을 돌아보는 것의 중요성을 아주 크게 깨달았고, 그 이후로 내 마음을 잘 챙겨주며 지금은 나를 사랑하고, 내 인생에 만족할 수 있게 되었다. 여전히 더 내려놓아야 할 것도, 고쳐야 할 것도 많지만 대부분의 날들이 행복하다는 것에 감사한 상태이다.
어쨌든 그 이후로 내 정신 건강을 잘 케어하는 것에도 관심이 많아졌고, 다른 사람들도 자신의 마음을 잘 돌볼 수 있게 돕고 싶다고 생각해 내 나름대로 계속 스몰 프로젝트를 해 왔다. 관련된 주제로 인스타툰을 그리기도 하고, 셀프멘탈케어 서비스를 기획하고 제작해서 사람들에게 사용하게도 해보고, 자존감 향상 모임과 자아탐색 모임을 운영하기도 했다. 심리와 관련된 스타트업에서 일을 하든, 이런 작은 프로젝트들을 직접 만들든 어떤 방식으로라도 이 일을 하게 될 것 같다. 지금의 나에게 가장 의미있다고 생각 되는 일.
2. 마케팅
마케팅이라는 일을 떠올리면 두근거리고 설레는 느낌이다. 사람이든, 서비스든, 제품이든 어떤 것의 매력을 널리 알리는 일. 이것들이 가진 가치를 발굴해내고, 그 가치를 좋아할 만한 사람들에게 전해주는 일. 가짜를 진짜처럼 포장하는 일 말고 진짜를 찾아서 사람들에게 알려주는 일은 너무 재미있고 멋진 작업이라고 생각한다. 학교 수업을 들었을 때는 그냥 수업 중에 가장 재미있다고 생각되는 정도였지만, 마케터들의 글을 읽고 실무의 이야기를 접하면서 더 하고 싶어진 일이다. 그리고 나중에 창업을 하려면 꼭 갖추어야 하는 필수 능력이라는 생각도 들었고. 여러모로 잘하고 싶은 일이다. 아직 직접적으로 경험해보지는 않은 일이라 정말 애정할 수 있는 일인지는 모르겠다. 해봐야 알겠지. 하지만 나의 마음이 이곳으로 향하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 내년에 나의 소개를 다시 쓸 때쯤에는 마케터가 되어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3. 삶의 속도
요즘 '삶의 속도'라는 단어에 꽂혀있다. 다시 태어나면 어떤 동물로 태어나고 싶냐는 질문을 들었을 때 떠오르는 동물이 거북이였다. 오래오래 천천히, 그러면서도 빠르게 헤엄치며 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이런 마음이 드는 건 너무 빨리 하려 하고, 잘하려 하는 욕심이 자꾸 나를 조여오는 걸 느껴서이다.
남들과 비교했을 때 나는 취업이 빠른 편이 아니다. 취업을 곧바로 한 친구는 벌써 3년차에 접어들었다. 그러다보니 가끔은 내가 이렇게 살아도 괜찮은 건가, 뒤쳐지는 게 아닌가 싶을 때가 있다. 조금만 더 생각해보면 나는 내 나름의 경험치를 쌓은 건데 그건 홀라당 까먹고 난 아무것도 한 게 없다는 불안이 엄습할 때가 있다. 그래서 느리게 가도 괜찮다고, 조급해할 필요 없다고 스스로 말해주고 싶다. 나는 천천히 살고 싶다, 거북이처럼.
또, 나는 완벽주의가 있어서 일을 자꾸 미루거나 끝내는 데 너무 오래 걸린다. 이 블로그 글들을 쓸 때도 그렇다. 그냥 쓰면 되는데 다른 사람들의 자료를 찾아서 다 읽어보고 그것보다 더 잘하려 노력한다. 문장 한 단락을 반복해서 보면서 수십 번 수정한다. 그렇게 한다고 엄청나게 질적으로 큰 차이가 생기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시간은 네 다섯배가 걸린다. 잘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보니 즐기지 못해 금방 지치고 질려버릴 때가 많다. 너무 잘하려 하는 마음에서 비롯된 내 늘어진 시계를 조금 타이트하게 조여주고 싶다. 그래서 요즘에는 대충 해도 좋으니까 후다닥 끝내자고 다짐하며 일을 시작한다. 빠르게 헤엄쳐 다니는 거북이처럼 살고 싶다.
요즘 내가 제일 자주 하는 생각들은 이 정도인 것 같다. 쓰고 나니 작년과는 꽤 다르구나 싶다. 작년에는 마케팅보다는 창업에 관심이 많았고, 삶의 속도보다는 도전, 존중이라는 키워드를 썼을 것이다. 다음에 글을 쓸 때에는 내가 또 어떻게 변화할 지 궁금하고 기대가 된다.
'마음 돌봄 > 어떻게 살 것인가'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검은태양 남궁민의 연기 비결 (2) | 2021.09.17 |
---|---|
나를 알아가는 방법_성찰편 (8) | 2021.09.14 |
나를 알아가는 방법_경험편 (1) | 2021.09.04 |
[고막메이트] 취향이란 무엇인가 (5) | 2021.09.03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