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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돌봄/어떻게 살 것인가

[고막메이트] 취향이란 무엇인가

by 나로서기 2021. 9.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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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취향이 없는 것 같아.'라는 말을 종종 들어봤다. 나는 취향이 없다는 말에서 별 이상한 점을 느끼지 못했다.

 

[고막메이트 ep.39]

 

그래서 고막메이트에서 "취향이 없는 사람이 있나? 난 취향은 모든 사람이 있는 것 같거든." 라는 말이 너무 신선하게 다가왔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이게 정말 맞는 말이다. 취향이 풍부하지 않을 수는 있어도 취향이 전혀 없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있다면 죽은 사람 뿐일 것이다. 하물며 갓난애기도 '좋다, 싫다' 의사표현을 하지 않나. 우리는 모두 취향이란 걸 가진 인간이다.

 


그렇다면 취향이란 무엇인가?

취향의 사전적 정의를 찾아보면 '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방향'이라는 뜻이다. 취향은 외면하려 해도 자꾸 삐져나오는 좋아하고 사랑하는 마음이다. 나의 욕구와 감정들. 이것들은 우리의 발걸음을 어딘가로 이끈다. 아래의 질문에 답할 수 있다면 우리는 우리의 취향을 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어떻게 살고 싶은가? 나는 무엇을 하고 싶은가? 내가 좋아하는 건 무엇인가?

 


내 취향을 알아야 할 필요가 있을까?

취향을 모른다고 죽는 것도 아니고, 취향을 안다고 엄청난 부자가 되는 것도 아나다.

하지만 취향을 알면 더 효율적으로 살 수 있다.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하기 싫어도 해야 하는 것들이 많아 에너지를 빼앗긴다. 이 때, 쭉쭉 빨린 에너지를 재충전하지 않으면 번아웃이 온다.

에너지를 다시 충전시켜주는 방법은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이다. 단순히 집에서 TV를 보거나 멍을 때리며 뒹구는 건 진짜 휴식이 될 수 없다. 에너지를 가져가지 않지만 채워주지도 않는다. 우리의 가장 자연스럽고 편안한 상태로 돌아가 회복하는 시간이 진정한 휴식이다. 제대로 쉬어야 일도 다시 잘할 수 있다.

그리고 취향을 알아야 더 재미있게 살 수 있다. 좋아하는 일을 할 생각에 설렘을 느끼며, 더 생동감 넘치는 하루를 보내게 될 것이다.


내 취향을 다른 사람들에게 표현해야 할까?

 


누군가와 깊은 관계를 맺는다는 것은 각자의 세계에 서로를 초대해 구석구석 보여주고, 서로의 세계를 받아들이고, 맞춰가는 일이다. 배려한답시고 취향을 내보이지 않는 건 그 세계를 보여주지 않는 것이다. 초대받지 못한 상대방은 높은 벽이 있다고 느껴 서운해진다.

서운할 뿐만 아니라 답답하기도 하다. '과연 이 사람은 이게 좋아서 좋다고 한 걸까, 아니면 싫은데 좋다고 하는 걸까' 계속 눈치를 보게 되고, 의심하게 된다. 이 사람이 어떤 감정과 생각을 갖고 있는지 파악하지 못 하면 온전히 믿기도, 깊게 사랑하기도 어렵다.

자신의 욕망을 잘 알고 거침없이 표현하는 사람은 즐겁다. 본인만 즐거운 게 아니라, 보는 사람도 즐겁게 만든다. 자신의 취향을 잘 아는 사람인데 그 취향이 나와 비슷하기까지 하다면 정말 대화의 희열을 느낄 수 있다. 티키타카가 잘 되면 또 만나고 싶어진다. 대화가 잘 통하는 건 가장 큰 매력 포인트가 될 수 있다.


 

취향은 어떻게 찾을 수 있는 걸까?

 

[고막메이트 ep.39]


취향을 찾기 위해서는 넓은 경험과 깊은 성찰이 필요하다.

많은 것들을 시도해보아야 한다. 책을 읽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대화하고, 연애도 해보고, 여행을 하며 다른 문화를 접하고, 운동, 노래, 그림 그리기 같이 다채롭게 취미 생활도 하고, 사이드 프로젝트도 해보며 경험치를 쌓아야 한다.

그리고 그걸 하는 순간의 내 마음에 집중해야 한다. 이 활동들을 했을 때, 나는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나? 즐거운가, 지루한가? 에너지가 생기는가, 에너지가 빨리는가?

이렇게 경험을 하며, 내 마음의 소리에 귀기울이다 보면 나의 취향을 알 수 있다.

 


취향을 알아갈 때 주의할 점

나는 어렸을 때 라면을 굉장히 좋아했다. 그래서 몇 십년간 누가 '넌 어떤 음식을 가장 좋아하냐'고 물으면 라면을 좋아한다고 주저없이 대답했다. 하지만 내 마음을 잘 살펴보니 이제 나에게 라면은 최애가 아니었다. 여전히 좋아하는 건 맞지만 요즘 나의 최애는 파스타다. 나는 어렸을 때의 기억에 나의 취향을 고정시켜두었던 것이다.


취향이라는 것은 나의 본질적인 욕구, 감정이다. 욕구나 감정이라는 것은 가변적이다. 시간이 지나고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되면 바뀔 수 있다. 그러니 '나는 이런 사람이야'라는 틀 안에 스스로 가두어서는 안 된다. "지금" 나의 취향이 어떤지를 알아가자.

 


지금 나의 취향은...

취향에 대해 논하려면 뭔가 멋져보이는, 깊이있고 힙한 취향을 갖추고 있는 사람이어야 할 것 같다. 왠지 이름도 모르는 커피나 와인을 마시고, 확고한 패션 취향으로 무장하고, 클래식과 미술 작품들을 음미할 것 같은 느낌이지 않나.

하지만 나는 전혀 그렇지 않다. 그런 고아한 취향은 나에게 없지만, 난 분명히 나만의 취향을 갖고 있다. 나는 지금 내가 어떤 걸 좋아하고, 뭘 하고 살고 싶은지 이야기할 수 있다. 그거면 된 거다.

도시의 아파트숲보다는 시골의 자연 풍경을 좋아한다. 여행은 자연 풍경이 있는 곳으로 가고 싶다. 하지만 도시의 편리함은 아직 포기가 안 된다.

좋아하는 가수는 아이유와 산들. 노래도, 생각도 너무나 다 취향저격이다. 하나씩만 고르기가 너무 어렵지만 가장 좋아하는 곡을 하나씩 뽑자면 '무릎'과 '작은상자'.

요즘에 열심히 챙겨보는 유튜브 채널은 고막메이트, 문명특급, 양브로의 정신세계. 출연진들의 매력이 어마무시하고 콘텐츠도 너무 알차고 재미있는 구성이다. 산들한테 입덕하게 된 계기도 고막메이트다ㅋㅋ

편안한 옷들이 좋다. 신축성이 좋고 따갑지 않은 면 질감. 예쁘고 비싸고 불편한 옷들은 부담스러워서 손이 잘 안 간다.

걷는 걸 좋아한다. 하루에 한 시간 이상 거의 매일 걷는다. 산책할 때는 10년도 더 된 목 늘어난 티셔츠와 체육복 바지를 애용한다.

커피보다는 차를 좋아한다. 특히 여름에는 아이스 페퍼민트티를 즐겨 마신다.

책 읽는 것을 좋아한다. 어려운 책보다는 가벼운 책, 교양 심리학이나 소설이 좋다. 인문학과 철학도 찔끔찔끔 시도하고 있지만 아직 재미가 있지는 않다.

꼭 필요한 게 아니라면 굳이 안 사고 싶다. 잘 사용하지 않는 것들이 나의 공간에 있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내 방을 본 친구들이 "템플스테이에 온 것 같다. 무소유의 방이냐."라고 말할 정도이다. 조금 삭막한가.

 

https://naro-stand.tistory.com/17

 

나로서기 in 2021.08

지금의 내가 어떤 사람인지 간단하게 소개해보는 글! 시간이 흐르면 나는 또다른 사람이 되어 있을 지도 모른다. 필연적으로 그럴 것이다. 그렇기에 이 글은 2021년 8월의 나에 대한 소개이다. 요

naro-stand.tistory.com

*저의 조금 더 커다란 취향들은 위의 글에 담겨 있습니다!

우리는 취향을 공유하는 과정에서 각자의 고유성을 느낄 수 있다. 내가 "이 정도는 누구나 갖고 있는 것 아니야?"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누구나 갖고 있지 않은 특별한 것이었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리고 '나 이런 거 좋아!'라고 말하고 다니면 그걸 더 많이 할 기회가 생기기도 한다. "너 이런 거 좋아한다고 했지?"하면서 주변 사람들이 좋은 기회들을 물어다준다.

그러니 별 거 없어 보여도 이렇게 나의 취향을 말과 글로 표출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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