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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에 관한 모든 것/성장 일기

내가 퍼포먼스 마케팅이라는 직무를 선택한 이유_1탄

by 나로서기 2021. 8.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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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에는 직무역량의 중요성이 너무나 강조되고 있어서 취준생이라면 직무 경험이 너무나도 중요하다는 사실은 모두 알 것이다. 그냥 무작위로 쌓은 스펙보다 직무역량이 중요하다는 말을 지금은 지겨울 정도로 많이 봤지만, 취업을 처음 준비했을 때는 그조차도 알지 못했다.

대학교 1~2학년에는 취업에 대해 막연히 걱정했지만 제대로 알아보지 않았고, 3학년 이후로는 취업을 할 생각이 별로 없었기 때문에 직무를 정해서 준비하기보다는 그냥 지금 내 눈에 재미있어 보이는 일들을 하면서 살아왔다. 하지만 학교를 졸업하고 막상 창업을 준비해보니 취업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 나는 너무 학생티를 벗지 못했고, 실무 경험이 있으면 훨씬 더 일을 빠르게 처리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아는 게 하나도 없어 모든 걸 하나씩 부딪히면서 배우는 게 쉽지 않았다. 금전적으로나 시간적으로나 마음이 여유롭지 않아 자꾸 조급하고 불안해졌다. 아직은 내가 창업을 할만큼의 실행력이나 자신감, 업무 능력, 사람을 모으는 리더십이 부족하다고 느꼈다. 그리고 실력과 인맥, 돈을 모아둔 상태에서 창업을 시작하는 게 안전한 걸 좋아하는 나의 성격상 더 잘맞을 거라고 판단했다. 아니면 꼭 창업을 안 하더라도 비슷한 일을 회사에서 할 수도 있는 거고.

어차피 지금은 나의 그릇을 키워야 하는 시기라는 판단이 서고 나니 돈도 받고 선배들의 조언도 들으며 일을 배울 수 있는 취업을 안 할 이유가 없었다. 그래서 취업을 준비하기로 했다. 처음에는 정말 취린이도 아니고 취난애기라고 불러야 할 정도로 아무것도 모르는 백지 상태였는데 그래도 이제는 취소년 정도는 되었다고 스스로 평가하고 있다.

취업을 하겠다고 마음을 먹고 나는 맨 처음에 스타트업 2곳에 지원했다. 직무는 정해둔 게 없었고 나는 마음돌봄, 자아성장, 진로 이런 심리학과 관련된 류에 관심이 아주 많기 때문에 직무보다는 산업 분야를 보고 지원했다. '난 이런 산업을 좋아하니까 이런 데서 일하면 무슨 일을 하든 재미있게 일할 수 있지 않을까'하며. 안일한 생각이었다.

맨 처음으로 지원한 곳은 면접에서 탈락했다. 가고 싶은 마음이 컸던 곳이라 자소서도 포트폴리오도 면접 준비도 열심히 했으나 탈락했다. 운영 직무를 뽑고 있었는데 나의 단점으로 많은 사람들 앞에서 발표하거나 처음 보는 사람들을 계속 만나는 것, 단순 반복 업무가 싫다고 말했다. 운영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야 하고, 반복 업무도 꽤 있는 직무인데 해야 하는 일을 다 싫다고 해버린 거다ㅋㅋㅋ 여기서 내가 단순 반복 업무가 싫다고 한 것은 몇 달동안 하루 8시간 내내 복사 후 붙여넣기만 했던 아르바이트 경험을 떠올리며 얘기한 거지만 설명을 제대로 못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면접에서 헛소리한 거나 마찬가진데 끝까지 잘 들어주시고, 본인 사회초년생일 때가 생각나신다며 Job Description(직무기술서)를 구글링해서 읽어보라는 조언도 해주셨다. 이 때의 경험으로 직무들에 대해 적극적으로 찾아보게 되었다. 떨어졌지만 면접 경험은 나이스했고 얻은 것도 있었다.

그렇게 엄청나게 많은 직무들이 있다는 걸 알았는데 뭐가 나와 잘 맞을지 정확히 판단이 서지는 않았다. 나는 백 오피스에서 지원하는 업무보다는 기획, 영업, 마케팅 같이 프론트 오피스에서 일하는 게 끌렸다. 성과도 많이 낼 수 있고, 그게 눈에 보이고, 무엇보다 나중에 회사에서 나왔을 때 먹고 살 수 있는 능력이 있기를 바랐다.

그래서 두 번째로 쓴 곳은 영업이었다. 내가 선호하는 산업 분야였고, 영업은 스펙이 없어도 된다길래 무작정 써보았다. 하지만 직무와 관련해서 쓸 말이 없어 며칠이 걸렸고, 겨우겨우 억지로 짜내서 썼지만 영업은 내 길이 아니라는 게 느껴졌다. 뭔가를 팔아본 경험도 없고, 낯선 사람을 많이 만나는 것도 안 좋아하면서 영업을 쓸 생각하다니. 잠시 취업에 눈이 멀었나 보다. 내가 이 직무와 맞는지 알고 싶다면 자소서가 금방 잘 써지는지 아니면 겨우 짜내서 써도 허접한지를 보면 된다. 후자라면 경험을 더 쌓거나 그냥 이 길을 선택하지 않는 게 나을 수 있다. 어쨌거나 여기는 서류부터 광탈이었다.

지금은 떨어뜨려줘서 너무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안 그랬으면 몇 개월 하다가 때려치고 지금쯤 다시 직무 고민을 하고 있지 않았을까. 회사에 떨어졌을 때 본인이 못난 사람이기보다는 그 회사 혹은 그 일과 안 맞아서 떨어진 게 맞을 거다. 어쩌면 실력을 조금 더 키워야 할 수도 있고.

취업을 준비하다 보면 나를 좀 더 잘 알게 된다. 취업을 하기 위해 자소서를 쓰고 면접을 보면서 내가 가진 강점 한 두 가지를 뽑아 그 근거를 생각해보기도 하고, 나의 부족한 점이 뭔지 돌아보기도 하고. 실제로 회사들에 지원을 해보면서 내가 어떤 걸 좋아하고 잘하고, 어떤 걸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취향이 조금 더 뾰족하게 다듬어졌다. 영업이나 운영처럼 사람을 많이 만나야 하는 일은 내가 좋아하는 일이 아니구나. 나는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 중요하겠구나 하는 그런 세세한 것들. 직접 일을 해보면 더 잘 알게 될 것 같다.

두 군데 밖에 안 써봤지만 나는 자소서를 쓰기에는 직무 이해도가 너무 낮고, 해놓은 게 없어서 일단 직무를 제대로 더 알아보기부터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투머치토커라 서론이 너무 길었다. 퍼포먼스 마케터를 선택한 이유는 다음 편에 써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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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퍼포먼스 마케팅이라는 직무를 선택한 이유_2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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