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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돌봄/도서·체험 리뷰

밑미 <나를 껴안는 글쓰기> 리추얼 후기

by 나로서기 2021. 3.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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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껴안는 글쓰기>에서는 매일 2개의 질문을 주고 그 중 한 가지 질문을 골라 답을 쓰면 된다. 원래 이 리추얼은 500자 이내로 글쓰기인데 난 쓰다 보면 1000자씩 쓰고 있었다. 덕분에 한 시간도 넘게 걸렸다. 글을 쓰기 힘들다면 다섯 문장씩만 써도 좋다고 이야기해주시는데 500자를 안 넘기는 분들이 더 적었던 것 같다. 다들 쓰다 보면 쓸 말이 너무 많았던 것 아닐까?

 

이미지를 누르시면 리추얼 페이지로 이동합니다!

 

이 리추얼은 90% 이상을 완료하면 리추얼 메이커이신 슝슝님이 작은 책자를 만들어 주시는데 그걸 받고 싶어서 좀 더 열심히 했다. 하지만 리추얼이 끝나고 글들을 정리해서 보내야 책자를 받을 수 있는데 난 하필 그 때 너무 바빠 여기에 신경 쓸 겨를이 없어 포기했다. 아쉽지만 어쩔 수 없지. 그래도 밑미에서 목표를 달성하면 주는 엽서와 스티커는 받았다.

 

리추얼을 90% 이상 달성하면 받을 수 있는 엽서와 스티커

 

리추얼을 신청했을 당시에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체험해보기 위해 신청을 했는데, 리추얼을 시작하는 시기에 심적으로 힘든 일이 있어 글을 통해 치유하는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작은 실패를 경험했는데 시간을 제법 쏟고 그만큼 기대도 했기 때문에 속이 상했다. 그냥 다른 길을 찾으면 된다는 걸 머리로는 알면서도 내가 잘하는 것도 없고 한심한 것 같다는 패배감과 앞으로 뭘 해야 할 지 모르겠다는 막막함이 날 힘들게 했다. 지나고 나니 "별일 아니었네!"라는 말이 나오지만, 사람은 원래 별일도 아닌 일로 힘들어 하니까.

 

좌우지간 애정을 쏟은 대상과의 이별이 아프기도 하고, '내가 세상에 필요한 존재이기는 할까'라는 생각에 외롭기도 해서 누군가 나를 안아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밥도 안 넘어가고,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을 정도로 우울했다. 그래서 무언가를 하려 하는 대신 음악을 들으며 산책을 하고, 친구들과 통화하며 위로를 받고, 글을 쓰면서 나의 감정들을 정리하며 일주일 정도를 보냈다. 그리고 뭔가를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고 새로운 희망을 만들어내면서 기분이 급격히 괜찮아졌다. 다른 힐링 방법들도 모두 도움이 되었지만, 글을 쓰며 스스로 다독여주고 용기를 불어넣어준 것과 친구들의 위로와 응원이 나에겐 정말 큰 힘이 되었던 것 같다.

 

 

상호명: 밑미

장소: 온라인 (카카오톡+zoom)

인원: 14명(6~20명)

날짜: 21.01.18~21.02.14

가격: 70000원

 

난이도: 3.8

매일 글을 1시간 넘게 쓰는 게 힘들기는 했다. 이건 내가 하고픈 말이 너무 많아서 오래 쓴 거지 짧게 써도 상관 없다. 나는 내 마음에 관심이 많고 이미 이런 글을 종종 써봤어서 프로그램 자체가 어렵지는 않았다. 글을 처음부터 너무 잘 쓰고 싶어하거나 자신의 마음을 돌보는 데 익숙지 않은 분들은 처음엔 어렵다고 느꼈던 것 같지만, 힘을 빼고 써달라 자주 이야기해주셔서 다들 잘 쓰셔서 높은 수행률을 기록했다.

 

친밀감: 3

일주일마다 글을 모아 댓글을 다는데 리추얼 메이커 슝슝님과 다른 한 분 빼고는 거의 댓글을 달지 않았다. 물론 나도. 카톡방에서도 간간이 대화가 오고 갔지만 나는 말을 한 적이 없고 아마도 그래서 더 친해진다는 느낌을 받지는 못 한 것 같다. 그래도 슝슝님은 굉장히 정성어린 긴 댓글을 달아주신다.

 

추천도: 4.3

나는 마음이 힘들 때 썼기 때문에 글을 쓰면서 감정이 해소되는 걸 느낄 수 있었고, 글을 쓴 덕에 확실히 마음이 더 빨리 정리될 수 있었다.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고 있거나 속상한 일이 있어서 나를 안아주고 싶은 사람들, 혹은 오랫동안 나의 마음을 돌봐주지 않았던 사람들에게 추천! 그다지 힘들지 않더라도 나를 조금은 더 다정하게 대해주고 싶고, 내 이야기를 정리해보고 싶다면 재미있게 쓸 수 있을 거라 느껴진다.

 

아쉬운 점

- 줌 미팅

다른 리추얼들과 마찬가지로 시작 줌미팅과 마무리 줌미팅이 있고, 중간 줌미팅도 있다. 중간 줌미팅과 마무리 줌미팅에서는 각자 자신의 글을 하나씩 낭독하고 서로의 글을 들은 소감을 말하는 낭독회를 연다. 나에겐 낭독회라는 컨텐츠 자체가 그렇게 재미있거나 편안하진 않았던 것 같다. 자신의 글을 읽고, 모든 사람들의 소감을 다 들은 후, 사람들의 소감에 대해 소감을 말하는 방식이 대화가 아닌 발표같이 느껴져 좀 부끄럽고 긴장돼서 불편하다고 느꼈다. 글을 읽고 난 후 소감을 말해주면 바로 거기에 대해 대답을 하는 게 더 대화처럼 느낄 수 있을 것 같고, 모든 사람이 소감을 말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이야기를 듣고 정말 공감이 될 때도 있지만 별 생각 없이 듣게 되는 이야기도 있는데 모두의 이야기에 소감을 말해야 한다는 것도 부담스러웠다. 할 말이 없는데 쥐어짜야 하는 기분.

 

- 친밀감 형성

서로의 글을 읽고 댓글을 달아야 소속감이나 온정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런 게 없었다. 이번 달이 유난히 그랬던 건지, 원래 그런 건지는 모르겠다. 줌미팅에 참여한 사람도 5명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일주일에 한 번씩 글 5개를 모두 모아서 거기에 댓글을 다는 것보다 매일 조금씩 댓글을 다는 게 나을 것 같기도 하다. 매일 내 글을 올릴 때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썼나 궁금해서 글을 읽었는데 주말에는 시간을 따로 내서 읽고 싶지 않았고 열댓 명의 글 모음을 한 꺼번에 읽으려니 너무 많았다.

 

좋았던 점

- 프로그램 내용

나의 힘듦을 토닥여주고 나의 선택을 응원할 수 있도록 구성된 질문들도 좋았지만 질문 앞에 있던 타로 카드를 활용해 만들어진 이야기가 색다른 부분이었다. 짧은 이야기지만 그래도 이야기를 읽고 쓰는 게 조금 더 감성을 말랑하게 만들어주는 것 같기도 했다. 마음이 힘들 때 쓰면 울컥하는 감정들이 올라오고, 글을 쓴다는 행위를 통해 그것들을 달래주며 흘려 보낼 수 있다. 소소한 글쓰기 팁도 몇 개 주신다.

 

- 부담감 완화

너무 잘 쓰려 하기보다 그냥 일기처럼 써도 된다고 예시도 보여주시고, 힘을 빼고 쓰라고 하거나 5문장만 써도 된다고 하거나, 첫 문장은 아무렇게나 쓰고 나중에 고쳐도 되다고 말씀해주시는 등 글쓰기에 대한 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계속적으로 상기시켜주시는 게 좋았다. 댓글도 다 읽으려 하기보다 글 하나 정도만 읽으라고 하셨으나 이건 하지 않게 되기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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